- 환경보호 앱 '행가래' 개발·운영 책임자…3227톤 탄소절감 성과
- "'행가래' 앱, 환경보호 넘어 ESG 확대 기여하도록 발전할 계획"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난이 이어지면서 환경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환경학자들은 "이미 늦었다"라는 주장을 내고 있지만 아직 늦지 않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사회와 개인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SK㈜ C&C가 지난 2020년 개발한 앱 '행가래'는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그 과제들은 아주 사소하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오르기', '일회용품 대신 머그컵·텀블러 사용하기', '건강을 위해 가까운 거리는 걷기', '잔반 남기지 않기' 등이다.
'행가래'는 이런 과제들을 수행하면 SV(Social Value, 사회적 가치) 포인트를 제공한다. SV 포인트는 '행가래'가 도입한 기관에서 지정한 곳에 기부하거나 사회적 기업의 물건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행가래'는 환경보호부터 기부활동까지, ESG 실천을 원스톱으로 도와주는 앱이다. 오늘날 기업경영과 개인활동의 필수 화두인 ESG, 환경보호에 대해 의지는 있지만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행가래'는 방향을 제시하는 도우미라고 볼 수 있다.
김성한 SK㈜ C&C SV담당은 '행가래'의 개발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김성한 담당은 '행가래'에 대해 "'행복(幸)을 더하는(加) 내일(來)을 만들자'라는 의미를 가진 '행가래'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ESG 활동을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앱이다. 일반적으로 ESG 실천에 대해 구성원들은 본인과는 조금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행가래'라는 이름은 SK㈜ C&C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앱 네이밍을 공모해 탄생했다. 김 담당은 "'구성원과 이해 관계자의 행복'과 '사회적가치 추구' 이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명칭을 구성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많은 아이디어 중에 구성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행가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의 사회적 가치 추구는 오늘보다 행복을 더하는 내일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문구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라며 "또 흔히 기쁘고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여러 사람이 함께 합심해 '헹가래'는 해주는데 이와 비슷한 명칭인 '행가래'를 통해서 다함께 ESG 활동을 실천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SK㈜ C&C에 따르면 '행가래' 앱은 2020년 7월 출시된 후 1만9000명 이상 사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탄소배출 저감 효과는 3227톤에 달하는데 이는 나무 13만4000그루를 심은 것과 같고 경제적 가치 창출효과는 24억원에 이른다.
'행가래' 앱은 현재 많은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 도입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도입 기관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일상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기부활동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성과로 꼽았다"고 김 담당은 밝혔다.
'행가래' 앱은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추구에 부합하면서 그룹 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담당은 현재 그룹 내 9개 계열사에서 '행가래' 앱을 이용하면서 ESG 실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SK그룹은 '사회적 가치'에 대해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 활동과 별개가 아니다. 더 많은 SV를 창출하기 위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그룹 전 관계사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 총액이 18조4000억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7조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행가래' 앱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 같은 그룹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환경보호나 사회적 활동이 당장 눈앞의 성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결국 기업과 개인의 성과가 될 수 있다는 게 SK그룹과 '행가래'의 지향점인 셈이다.
김 담당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성실하고 꾸준하게 노력하는 학생이 시간이 지난 후에 보면 결국에는 좋은 성적을 얻게 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라며 "당장은 큰 성과가 있지 않더라도 노력과 습관을 확립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당장 실적을 바라는 것보다 사회적 가치가 기업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라는 인식의 전환을 이루는 단계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행가래'의 안정성에 대한 피드백들이 올라오면서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김 담당은 이에 대해 "올해 '행가래' 사용 기관과 사용자가 전년도 대비 대폭 증가하면서 앱의 속도 및 안정성 문제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담당은 "데이터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안정성을 대폭 향상시켜 앱 운영을 개선했다"며 "앞으로 사용자 피드백과 제안을 지속적으로 수용해 좀 더 나은 '행가래' 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행가래'에는 SK의 ESG 경영 프레임을 더해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MZ세대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 사회적 가치 기록과 측정을 고도화 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도 마련된다. 이 밖에 환경·후원기관 등 사회적 가치 관련 주체들과 협업해 앱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 담당은 이와 관련해 '행가래' 앱을 활용한 청소년 대상 탄소중립 실천 교육을 타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그동안 강원도와 경기도 성남 지역에서 진행돼 성과를 거뒀다.
김 담당은 "SK㈜ C&C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지역별 파트너 기관이 사업의 중심이 돼 교육 프로그램을 확산할 계획"이라며 "관심 있는 기관과 기업의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행가래' 앱은 현재 ESG영역 중 환경(Environment)에 집중돼 있다. 김 담당은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보호하고 보전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를 넘어서 생존의 문제가 됐다. 이제는 우리 모두 작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일 때 환경문제 해결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행가래' 앱의 많은 기능들이 환경보호와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담당은 "'환경'영역에서 ‘행가래’ 실천을 시작했고' 안전, 보건 등 '사회(Social)'영역과 '지배구조(Governance)'영역까지 확대해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하는 ‘행가래’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